전기차 성장에 실적 질주하는 에코프로
2차전지 수요 급증하며 매출 규모 年 2배씩 늘어
국내 유일 니켈계양극재 기술로 日소니·美보스턴파워에 납품
내년 1조클럽 가입 목표로 신규 공장 대대적 증설 나서
이차전지 소재 전문기업인 에코프로가 최근 3년간 매출액이 매년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업종 중 하나로 꼽히는 배터리 산업 성장에 맞춰 이차전지 소재에 대한 주문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은 "에코프로가 생산하는 리튬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양극활물질이 최근 매출액 증가를 이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에코프로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에코프로는 지난해 매출액 3309억원과 영업이익 226억원을 기록해 1998년 창립 이래 20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2016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04억원과 101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94.1%, 영업이익은 124.3% 증가했다. 사실상 2016년 실적도 전년인 2015년 대비 크게 성장한 것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9.0%, 74.1% 증가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에코프로 기술력은 이차전지 소재 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금속원료에서부터 전구체와 양극 소재를 일괄 생산하는 설비를 구축하고 있는 에코프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니켈 비중이 80% 이상인 하이니켈계 양극 소재 기술을 갖고 있다.
특히 에코프로가 개발한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산화물) 034 시리즈'는 고출력 용량을 자랑하는 양극 소재 부품이다. 원래 이차전지용 양극 소재로 많이 쓰이는 건 LCO(리튬·코발트 산화물)이지만 전기자동차나 전동공구 등 많은 전력을 요구하는 장치의 리튬이온 이차전지에는 코발트에 니켈과 알루미늄까지 넣어 산화시킨 NCA나 알루미늄 대신 망간을 넣은 NCM(니켈·코발트·망간 산화물)이 양극 소재로 들어간다. 리튬이온과 반응해 방전 용량을 높이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전동공구, 무선·로봇청소기 등 짧은 순간 고출력을 필요로 하는 기기에 주로 사용된다. 지난해 말 기준 에코프로의 글로벌 NCA 시장점유율은 35%로, 일본 스미토모에 이어 2위다. 삼성SDI, 일본 소니, 미국 보스턴파워 등 글로벌 배터리 업체가 모두 고객이다.

에코프로는 양극재에 들어가는 전구체를 생산·수급하기 위해 중국 회사와 합작한 외국인투자법인인 에코프로지이엠을 설립했다. 지난 24일 경북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서 연면적 1만8500㎡ 규모 제1공장 준공식을 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2022년 사업이 마무리되면 연간 3만5000t 규모 전구체 생산이 가능해진다.
에코프로는 가파른 수요 증가로 대규모 증설에 나서고 있다. NCA 월 생산량은 2016년 350t에서 2017년 상반기 500t, 2017년 말 980t으로 늘었고 올해 말엔 지난해 대비 100%에 가까운 1900t으로 급격히 확대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주력 아이템인 NCA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동시에 전기차 전용 신규 아이템 CSG(NCM811) 상용화를 준비하기 위해 올해 신규 공장 증설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는 올해 매출 6000억원과 영업이익 5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회장은 "늘어나는 수주에 맞춰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어 올해도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 중단기 목표는 1조 클럽 가입과 NCA 세계 시장점유율 1위 등극이다. 이 회장은 "세계 리튬 이차전지용 양극 소재 출하량이 2020년엔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장치 등 중대형 전지의 성장에 힘입어 90만t 이상으로 급증할 전망이어서 1조 클럽 가입을 이르면 2019년, 늦어도 2020년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2위인 NCA 세계 시장점유율을 2020년 40%까지 끌어올린 뒤 2023년엔 점유율 50%로 NCA계 이차전지용 양극활물질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