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신도시 개발 노하우 살려 신사업 발굴… 공공 디벨로퍼 영토 넓혀갈 것"
취임 1년을 앞둔 김용학 경기도시공사 사장은 요즘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공공 디벨로퍼’를 지향하는 경기도시공사(이하 공사)가 최초로 단독 시행한 남양주 다산신도시 조성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데다, 새 패러다임에 발을 맞춘 신사업 ‘판교제로시티(제2판교테크노밸리) 자율주행 사업’과 ‘도시재생 특화모델 발굴’이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택지개발 사업과 산업단지 조성사업들도 이어지고 있다. 김 사장은 “모두 꼼꼼하게 챙겨야 할 공사의 중요한 사업”이라며 “계획대로 진행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공사의 모든 임직원이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여러 사업 중 최우선 과제로 김 사장은 다산신도시를 꼽았다. 다산신도시는 남양주시 도농동과 진건읍 일대에 475만㎡ 규모로 조성되는 대규모 신도시다. 2개 지구(진건지구ㆍ지금지구)로 구분된 이 신도시는 서울 여의도(290만㎡)보다 1.6배나 큰 면적을 자랑한다. 조성이 완료되면 3만2000여가구, 8만6000여명의 인구가 거주하게 된다.
김 사장은 “다산신도시는 공사가 최초로 단독 시행한 신도시라는 점에서, 개발사업에 대한 공사의 노하우가 그대로 담겼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앞으로 5년 내 행정타운과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면 수도권 동북부의 대표신도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사는 다산신도시의 콘셉트를 ‘안전한 도시’로 잡았다. 이 콘셉트에 맞게 도로 급커브 구간에는 전국 최초로 에어백 방식의 충격 흡수장치가 설치된다. 사고 예방을 위해 교차로에는 일반 도로보다 조도가 4배 높은 집중 조명장치가 마련된다. 또 행동인지 영상감시장치 등을 통해 주민 안전도 도모한다.
다산신도시는 입주가 한창이다. 작년 말 1117가구가 입주했으며, 올 연말까지 7941가구가 이사를 할 예정이다. 오는 2022년까지 3만1684가구의 입주가 이뤄지면 신도시 모습을 완성하게 된다. 김 사장은 “입주지원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입주지원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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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다산신도시 조감도 |
다산신도시 외에도 공사는 다양한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과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사업은 총 33개이며, 이를 사업비로 환산하면 22조원을 훌쩍 넘는다. 김 사장은 “여러 사업 가운데 지금은 초기 단계인 3건의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 판교글로벌비즈센터 건립을 비롯해 광명 주거단지 조성사업과 고양 일산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이 역량을 기울이는 신사업이다. 사업비가 총 1조2445억원에 달한다. 모두 지난달 22일 경기도의회를 통과했다.
판교글로벌비즈센터는 판교제로시티에 들어서는 연면적 9만3481㎡ 규모의 비즈센터다. 이 센터에는 업무시설ㆍ지식산업센터ㆍ각종 지원시설 등이 들어선다. 공사는 올 연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다음달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광명 주거단지 조성사업은 광명ㆍ시흥 테크노밸리 내 배후주거단지인 광명 가학동 일원에 2829억원을 투입해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1632가구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김 사장은 “다산신도시에서 익힌 시행 노하우를 십분 발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판교테크노밸리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일산테크노밸리 조성사업도 핵심 과제다. 79만6000㎡ 규모를 자랑하는 일산테크노밸리에는 가상현실(VR)ㆍ증강현실(AR)과 IT 기반 콘텐츠산업 등 4차산업의 기반 산업 플랫폼이 들어설 예정이다. 김 사장은 “1조6000억원의 신규투자와 1만8000명의 직접고용 등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더불어 일산테크노밸리가 경기 북부 균형발전을 이끌고, 4차 산업혁명의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챙기느라 바쁘기도 하지만, 김 사장은 공사의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다각화’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고민을 현실화하기 위해 부동산시장의 큰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은 ‘스마트시티’와 ‘도시재생’을 콘셉트로 한 사업도 준비 중이다.
스마트시티 가운데 김 사장은 특히 ‘자율주행’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자율주행은 4차 산업혁명을 견인, 선도할 수 있는 기술의 총 결집체”라며 “내년께 판교제로시티에서 자율주행 실증단지를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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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는 KT와 협력해 판교제로시티 1단계 부지(22만㎡)에 내년까지 자율주행 관련 인프라를 조성하고, 이어 자율주행 실증단지를 완성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거주지역에 들어서는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실증단지라는 명성을 얻게 된다.
김 사장은 “판교역 인근 약 5.5㎞ 구간에서 자율주행 셔틀을 시범운행하면서 실증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네덜란드와 프랑스 등 선진국과의 협력관계 구축에도 적지 않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자율주행과 연계한 스마트시티 구축사업도 올 상반기 설계를 완료해 하반기에는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내 서정리역 복합개발도 스마트시티를 콘셉트로 진행할 복안이다.
공사는 도시재생에도 적극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는 232개 읍ㆍ면ㆍ동이 도시재생법에 의한 쇠퇴지역으로 분류돼 있다. 도시쇠퇴를 방치하면 도시 간 불균형과 도심 공동화로 사회적 갈등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 공사는 내부에 도시재생본부를 신설해 도시재생 사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김 사장은 “2014년부터 마중물 사업비를 투입해 현재까지 10개 시 노후주택 270여가구의 개보수와 주민이용시설 보수를 실시했다”며 “소규모 정비사업인 가로주택정비사업과 국공유지를 활용한 거점 앵커시설 및 복합건립사업 등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와중에도 공사는 ‘주거복지 분야 강화’라는 기본 목표를 통해 공기업의 사회적책임 수행에도 쉼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공사는 현재 ‘주거복지지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주거복지지수는 공사가 공급한 임대주택에 사는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수치화한 자료로, 공사가 국내에서 가장 최초로 시도하는 작업이다.
김 사장은 “임대주택 입주민들의 세밀한 감성에까지 만족을 전달하고, 주거복지 서비스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자 주거복지지수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연내 개발 완료를 목표로 지난달 주거복지지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으며, 현재 전국 공공기관 주거복지서비스 사례조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 북유럽 해외 선진사례도 수집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평가기준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공사라는 위치에 맞는 더 많은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