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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유럽무대가 좁다 |
【서울=뉴시스】
김응수(32)가 첫 서울 공연무대에 오른다. 유럽에서 맹활약 중인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다.
20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프라임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에서 하차투리안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단조’를 협연한다.
김응수는 서울예고, 빈 국립음대, 그라즈 국립음대, 하노버 국립음대 등에서 수학했다.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등지에서 여러 차례 독주회를 펼쳤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부터 경북도향, 대구시향 등과 협연했다. 서울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을 주무대로 활동하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늘 고국인 한국이 있었다. 특히 이번 연주는 서울에서 처음 여는 무대라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응수는 서른을 넘긴 나이에도 끊임없이 국제 콩쿠르에 도전하고 있다. 마리아 카날스 국제콩쿠르 1위, 피아트레 리구레 국제콩쿠르 1위 등 각종 국제콩쿠르를 휩쓸어왔다. 2월에는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홀에서 데뷔 연주, 호평 받았다.
또 5월에는 부인인 피아니스트 채문영(30)과 함께 지네티 실내악 국제콩쿠르에 도전, 우승했다. 이 콩쿠르에서 정상에 오른 한국인은 김·채 부부 뿐이다. “지금도 콩쿠르에 참가하는 것은 국제적인 커리어를 쌓기 위해서다. 스물다섯살 때 처음 콩쿠르에 나갔는데 남들보다 늦은 편이었다. 늦게 시작한 만큼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다.”
김응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바이올린을 잡았다. 당시 영남대 음대 평태식(59) 교수를 사사했다. 하지만 외아들인 그가 바이올린을 한다고 하니 아버지가 반대했다. 무조건 바이올린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 때 평 교수가 “1년만 해보고 결정하라”며 아버지를 설득, 현재의 그가 있게 됐다.
“아버지가 보수적이라 남자가 바이올린을 배우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평 교수의 설득 덕에 바이올린을 계속할 수 있었다. 아버지의 반대 탓에 콩쿠르 출전은 엄두도 못 냈다. 바이올린을 하면서 불평을 할 수도 없었다. 당장 그만두라고 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바이올린을 한 것을 한 번도 후회한 적도, 불평한 적도 없다.”
김응수 부부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13년째 살고있다. 당분간 유럽을 근거지로 한국 공연을 병행할 예정이다. “빈은 음악가들이 살기 좋은 도시다. 1년에 한 번 한국에 올까말까하는 연주자들의 공연을 거의 매일 볼 수 있고 좋은 음악도 많이 들을 수 있다. 유럽에서는 하우스콘서트 등 다양한 방식의 콘서트가 열리고 다양한 음악성을 인정하며 포용한다. 이런 분위기가 한국에서도 확대되기를 바란다.”
김응수는 올 겨울 남아메리카 투어를 출발한다. 이어 러시아 투어를 거쳐 내년에는 베를린 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강경지기자 bright@newsis.com 사진=김정현 인턴기자 photo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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