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30년 봉직, 정년퇴임한 대만인 공경신 교수
중어중문학과 개설 참여, 소속학부 교수 5명이 제자
“돌이켜보면 보람 있는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특히 한강 이남에서 두 번째로 영남대에 중어중문학과를 만드는데 직접 참여했던 것과 수많은 제자들을 전국 대학의 교수로 키워낸 것은 타국의 대학에서 보낸 30여 년을 의미있게 만드는 가장 큰 보람이자 행복입니다”
영남대 중국언어문화학부 콩칭신(孔慶信)교수가 30년 6개월간 봉직한 영남대에서 9월 14일 정년퇴임했다.
외국인 교수가 한 대학에서 30년간 근속한 경우는 매우 드물기에 화제를 불러일으킨다.
중국 산뚱(山東)성 출신이자 공자의 직계 73대손인 孔교수는 국립 타이완대학(臺灣大學)을 졸업, 1979년 말, 故 이휘교 교수의 부름을 받고 한국으로 왔다.
당시 중문학의 대가로 손꼽히던 고인으로부터 영남대에 중어중문학과(현 중국언어문화학부)를 만드는 일을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서였다.
그리고 다음해인 1980년 3월, 그는 영남대 중어중문학과 개설과 함께 교수로 부임했다.
영남대에서의 만 30년 6개월. 그는 오로지 강의에만 매달렸다. 중국문학, 중국어회화 및 작문, 그리고 최근에는 HSK(중국어능력시험) 준비과정까지 늘 학생들과 함께 했다.
그는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상세한 ‘조감도’를, 그리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제자들이 ‘나침반 없는 항해’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 결과 현재 중국언어문화학부 전임교수 6명 가운데 5명이 그가 직접 가르친 제자이고, 여타 대학에도 많은 교수들이 재직하고 있다.
1980년대 말에는 ‘재한중국인교수연합회’를 만들어 초대회장을 지낸 孔교수는 “당시에는 한국 대학에서 강의하는 중국인 교수도 30명이 채 안됐고 대부분 대만 출신이었는데, 요즘은 대륙 출신들이 더 많다”며, 제자들이 한중교류의 최전방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정년퇴임 후에도 시간강사 자격으로 대학원에서 중국문학과 중한번역과정을 가르치기로 한 孔교수는 “학생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 한 내 힘이 다하는 날까지 계속해서 강단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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