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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다른 풍경이야기
 

작성자 사무국 글번호 164
홈페이지 메 일 ynsseoul@hanmail.net
작성일 2006-09-19 01:21:33 조 회 13897

24절기 중 백로를 띄워보낸 가을초입에 유럽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리무진 BUS에 몸을 실었다. 이른 아침 한강변 풍광은 초가을 날씨치고 너무 화사로워 수일 전에 받았었던 스트레스를 일순간 날려 버렸었다. 차창 앞에 펼쳐지는 한강하구의 풍요로움은 간만의 여정에 대한 설레임과 맞물려 잠시나마 일상에서 탈출하기를 잘했다 싶었다. 그리고 함께 동행한 wife가 옆에 있었기에 잔일엔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다 싶어 여늬 때 보다 조금은 여유롭게 느껴져 이번 여행은 뭘좀 제대로 보고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비행기 탑승 후 한참 뒤 지상을 내려다보니 보이는 것은 뭉게구름 뿐이라 장거리 여행의 지루함이 슬슬 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옆자리 아저씨는 뭘하나 싶어 힐끗보니 四柱捷經이란 책을 보고 있질 않는가? 그래서 陰陽五行이 뭔지요? 하고 물어본즉 이것봐라 척척박사 아닌가! 어쨌던 장거리 여행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이것저것 무식한 질문을 하면서 지루함을 나름데로 달랠수가 있었다.


이윽고 MOSCOW공항에 당도해보니 그 시절 찬란했던 구소련! 한땐 미국과 맞불작전에서도 밀리지 않았던 러시아의 가두매장이 왜 이다지도 촌티가 나는지? 그리고 젓통과 엉덩이가 큰 뚱뗑이 여자가 왜 그리 많은지? 여긴 웰빙을 중시하지 않는 돈 없는 나라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걸어다니는 사람들 표정에선 그 어떤 불만이 보이질 않고 느긋하기만 한 것 같았다. 한편 우리 주변은 어떤가? 살만하다고 자위하는 사람들이 어렵사리 살아가는 가난한 사람들을 보고 저거들은 지는 태양이라 생각 할수가 있겠지요.해가 지고선 그냥 주저앉지는 않지요. 분명한 것은 태양은 다시 떠오릅니다. 지금의 러시아가 과거 화려했던 시절의 눈높이를 승계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현재의 눈높이로는 그들은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진다. 그러나 때가 되면 일어설 수 있는 잠재력을 엿볼수가 있었다.


파리의 새벽은 아름다웠다.
에펠탑에서 내려다 본 파리시는 그냥 수도가 아니었다. 몽마르뜨 언덕, 나폴레옹 개선문, 노틀담 성당, 루불박물관 등 도시전체가 말그대로 거대한 박물관이었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겠지만, 수없이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장거리 여행은 체력이 우선임을 절감했고 혹 유럽을 신혼여행지로 택하는 젊은이에겐 꼭 말리고 싶다. 왜냐면 그 옛날 바또무슈의 유래인 세느강 유람선을 타고나니 저만치 꽁꼬르트 광장이 보이건만 피곤해서 눈꺼풀이 감겨 자유의 여신상을 모르고 지나쳤다는 사실이다.


다음날 해발 800m높이 능선에 위치하고 있는 알프스 루체른에 도착, 그림 같은 산장에 여장을 풀었다. 일정에 따라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하이디산에서 본 절경은 ! 하늘아래 메인해발 3,500m 융플라워 산아래 반사되는 호수,한폭의 작품을 모자이크한 예술 그 자체 였다. 오후 나절 스위스에서 이태리로 넘어오는 동안 알프스의 장관은 남한에 큰 산이 없는 우리로선 무척 감동적으로 받아들여져 이번 여행은 본전 치기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관광버스에서 들려주는 30여년 전 사운드오브뮤직에서,국경을 탈출하기 전 부른'에델바이스' 합창은 그 시절의 추억을 새삼 떠오르게 해 주었다.



이태리로 넘어온 후 밀라노의 Wine, 피렌체의 스파게티, 파블로의 올리브유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디칸'市 등을 돌면서 엄청난 고대유물에 기가 질렸다.
이 사람들은 무너져 내리는 고대유산을 나름데로 복원 이렇게 국익을 챙기는데, 주변 열강의 세파에 시달리며 열심히 살아온 우리네 동포들은 무엇을 보여주고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지? 그대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지 ♪~ 김수희의 노랫말이 문득 생각난다.


특별히 개인적으로 느낀 것은 유로국가들이 옛유적을 견지하기 위하여 재건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좁은 도로를 작은 차를 타고 또 돌출간판 하나 없이 찾아온 손님들에게 감동을 주는 환경문화였다. 아! 우리나라 간판문화는 어떻게하면 좋겠습니껴?


세월은 흘러가고 또 가는 시간 잡을 수 없기에 떠나기 하루 전 야심한 밤에 똥창이 맞는 일행들은 호텔테라스에 모여 배달된 핏자를 안주삼아 위하여! 를 연신 외치면서 일시나마 선택된 서로를 추켜세우면서 석별의 아쉬움을 한 순간 달랬었다. 먼발치로는 분재같은 ROMA 소나무 사이로 다가오는 여명~ 그사이 본의아니게 친구를 피곤하게 했던 내 모습이 아련히 지워진다.


인자는 일상의 나로 돌아가서 열심히 살아야겠지요. 그래서 귀국길 아침은 상쾌하였다.






글쓴이 (행정63) 鄭 桂 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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