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동문 양준혁-전준호 "9일 대기록 쏜다"
[한국일보 2008.09.08 21:21:05]
홈런 절반 기록한 대구서 400홈런! "자연스럽게" 여유
상대 선발 송승준, 8타수 5안타 '만만' "2000안타, 집중뿐"
[스포츠한국]
영남대학교 1년 선후배, 프로 데뷔로는 2년 선후배 하지만 나이는 동갑. 히어로즈 전준호(39)와 양준혁(39)이 같은 날 대기록 사냥에 나선다. 학교로는 87학번인 전준호가 1년 선배지만 둘은 1969년 닭띠 동갑내기다.
8일 현재 개인통산 1,998안타를 기록 중인 전준호는 9일 부산 롯데전에서 프로 두 번째 2,000안타 돌파에 도전한다. 이날 양준혁은 대구 두산전에서 340홈런 사냥에 나선다. 339홈런을 기록 중인 양준혁이 한 개를 더 치면 한화 장종훈의 한국프로야구 개인 최다홈런 기록과 타이기록, 2개를 때리면 신기록을 세운다.
지난해 10월4일 수원 SK전에서 1,900안타를 돌파한 전준호는 "1,900안타는 2,000안타로 가는 과정일 뿐이다. 내년에는 반드시 2,000안타 고지에 올라서고 싶다"며 입술을 꼭 깨물었다.
전준호의 '꿈'이 11개월 여 만에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 6월 프로 통산 첫 2,000경기 출전의 위업을 이룬 전준호는 7월엔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도루도 달성했다. 이제 남은 것은 2,000안타뿐이다.
전준호는 최근 5경기에서 타율 2할로 주춤했지만, 페이스는 나쁘지 않다. 워낙 몰아치기에 능한 데다 상대 선발이 송승준이기 때문이다. 올시즌 전준호는 송승준을 맞아 8타수 5안타(타율 0.625)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1991년 데뷔한 전준호의 2,000안타는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히어로즈의 창단과정에서 전준호를 비롯한 고참들은 연봉삭감의 칼을 맞았다. 설상가상 전준호는 '인위적인' 세대교체 바람에 밀려 시즌 초를 2군에서 보냈다.
전준호는 "올시즌 안에 2,000경기 출전, 18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 2,000안타를 모두 이루고 싶었다. 이제 남은 것은 2,000안타뿐인데 달성하는 그 순간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타석에서 집중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양준혁은 이번 주 안방인 대구구장에서 6연전에 나선다. 양준혁은 자신의 339홈런 중 절반에 가까운 161개의 홈런을 기록한 대구구장에서 반드시 대기록을 달성하겠다는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시즌 초반 발목 부상 후유증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양준혁은 여름 이후 페이스를 완전히 되찾았다.
5월까지 2할대 초반 타율에서 허덕이던 양준혁은 6월 2할9푼6리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뒤 8월 이후에는 4할대(0.417)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올시즌 8개의 홈런 중 4개가 7월 중순 이후에 터졌을 정도로 장타력도 회복했다. 더구나 팀이 40일 만에 한화를 제치고 4위 자리에 복귀한 만큼 양준혁은 이번 주 홈 6연전에서 승부를 걸 생각이다.
양준혁은 339호 홈런을 쳐낸 후 "신기록에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 열심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록은 나올 것"이라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개의치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머지 않아 대기록이 수립될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1993년 프로 데뷔 후 15년 동안 매년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면서도 평균 21개 이상의 홈런을 꾸준히 때려낸 양준혁. '양신' 양준혁이 한국 프로야구사를 다시 쓸 준비를 마쳤다.
허재원 기자 hooah@sportshankook.co.kr최경호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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