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취임 8개월을 맞이한 한국공항공사 김석기 사장의 얼굴에서는 남모를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5월 21일 개정된 한국공항공사법의 공포로 항공산업 지원 육성을 위해 그간 야심차게 준비해온 신규 사업에 공항공사가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한국공항공사법 개정안에는 ‘항공산업 지원 육성’이라는 목적조항을 추가함으로써 ‘조종인력 양성’과 ‘항공기 정비 및 취급업’에 참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최근 에어아시아를 비롯해 동남아 아시아의 LCC(Low Cost Carrier)들이 초저가 항공권 판매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우리 항공시장을 서서히 잠식해오고 있는 반면, 제주항공 등 국적 LCC의 경쟁력은 아직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김석기사장은 국적 LCC들의 비용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항공기 정비 및 취급, 급유, 조종사 양성사업에 직접 참여하여 우리 항공산업의 경쟁력강화와 항공여행의 저변확대를 통해 대구, 울산, 포항과 같은 지역공항의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고 있다.
김사장은 취임이후 제주항공, 에어부산, 진에어, 이스타, 티웨이 등 국내 5개 LCC CEO와 간담회, 국토부 정책담당자, 국회의원 등 정책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과 설득을 통해 공사법 개정안의 국회통과에 이어 마침내 이 법의 공포까지 이끌어 냈다. 특히 조종사 인력양성사업은 국무회의에서 국가 정책과제로 선정되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예정이다.
물론 김사장의 8개월이 모두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노조의 취임반대로 여객청사를 전전하며 현황 파악과 업무보고를 받았던 것을 비롯하여 공사법 개정안에 대한 일부 항공사 들의 반대, 국회의원 등의 이해관계자들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 등 적지않은 난관이 있었다. 또한 소위 낙하산사장에 대한 일부 직원들의 경계나 의심도 있었다.
하지만 김사장은 그럴수록 자세를 낮추고 직접 현장을 찾으며 솔선수범과 진정성있는 리더십을 발휘하였다. 신입사원 수료식에서 CEO와의 사진촬영과 본인이 소지한 기념품으로 종무식 경품추천행사, 직원-CEO간의 핫라인 활용 등 스킨십을 활용한 소통 리더십에 직원들도 김사장에게 신뢰를 보여주기 시작했고 노조에서도 ‘적절한 적임자’로 인정해주기도 하였다. 취임 후 경영방침을 ‘신뢰와 창조로 함께 뛰는 KAC’로 정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다.
김사장은 향후 임기 동안 공사의 비전인 ‘Biz & Life를 창조하는 World Class 공항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경영방향을 설정한 바 있다.
우선 이번 공사법 개정을 근간으로 항공여행을 보편화함으로써 항공운송시장을 지속 확대하는 것과 여기에 대구 등 주요 지방공항의 공익기능 강화 및 인프라 개선을 통해 지역거점공항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첫 번째 방향이다.
또한 인천공항과의 새로운 역할 분담을 통해 단거리 국제노선을 김포공항에 추가 유치하고 우수한 접근성의 활용과 배후항공단지의 개발을 통해 김포공항을 동북아 대표 비즈포트로 조성하는 한편 김해와 제주공항의 인프라 확충을 통해 미래항공수요에 적극 대응하여 주요 핵심공항들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30여년 간의 공항운영 노하우 자원화와 신기술개발을 통해 현재 인천공항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 운영 공기업의 위상을 더 이상의 해외공항 운영자로 발돋움 하려는 목표로 해외공항 시장 진출을 촉진하고 항행안전장비 국산화∙수출 등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여 2020년 해외매출 2천억원을 달성하는 한편 공항서비스와 항공안전 및 보안체계는 지금처럼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것 등을 핵심목표로 정하고 있다.
2013년도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도 한국공항공사는 한국전력공사 등 10개 SOC 대형 공기업이 포진한 공기업 1유형에서 5년간 지속적으로 우수한 경영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평가는 계량과 비계량 평가로 나뉘는데 한국공항공사는 비계량평가 부문에서 10개 기관중 1위를 달성하였다. 비계량 11개 지표중 리더십, 사회공헌 등 8개 지표에서 1위를 달성하였고, 특히 리더십 지표는 평가대상 10개 기관중 유일하게 A등급 획득하는 등 공사의 경영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사장은 공직재직 기간동안 얻은 대규모 조직에 대한 운영 노하우와 특유의 리더십을 통해 한국공항공사의 도약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으며 수년 뒤 경영실적과 성과를 통해 이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