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 CEO] 김석기(71/행정) 한국공항공사 사장 무안공항 항공훈련원 설립…조종사 국내 양성시대 연다
저비용항공사 활성화…전국민 항공여행 시대로
“사장님이 ‘우문’이라고 말하면 우리는 ‘현답’이라고 외치죠.” 최근 만난 한국공항공사 한 직원은 김석기 사장(60)이 연말을 앞두고 이 건배사를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약칭이다. 용산 참사를 지휘한 서울경찰청장이었고, 속칭 ‘관피아, 비전문가’ 인사로 분류돼 취임 때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공항공사가 우량 공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취임하자마자 정부 가이드라인에 앞서 공기업 개혁에 앞장섰고 노사협력을 이끌어내 공기업의 모범사례가 되곤 했다. 지난달 국감에선 1년 전 ‘낙하산 인사’라며 공격을 일삼던 야당 의원들마저도 “아주 잘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14일 매일경제신문 기자와 만난 김 사장은 “현장에서 직원과 대화하다 보면 현실의 문제가 무엇이고 답이 무엇인지도 알게 된다”면서 “직원과의 격의 없는 소통뿐만 아니라 정부 기관, 항공사, 협력사 등이 협업 정신을 잘 발휘해 준 덕분”이라며 자신에게 쏠리는 긍정 평가에 손사래를 쳤다. 그가 1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으며 남긴 족적은 인상적이다.
직원들은 사상 처음으로 사업 다각화 토대를 마련한 공사법 개정을 최대 치적으로 꼽고 있다. 그는 김포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 운영·관리 공기업에서 항공산업 발전을 이끄는 공기업으로 변신할 수 있는 한국공항공사법 개정을 관철시켰다. 항공기 조종사 양성, 해외 공항 건설 직접 투자는 물론 LCC(저비용항공사)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지상조업, 급유업, 정비업이 가능해졌다.
김 사장은 “무안공항 강의동·기숙사 등 항공훈련원 설립이 완료되고, 내년 말 제트여객기가 도입되면 2016년 국내 조종사 양성 시대가 열리게 된다”면서 “2020년까지 매년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는 조종사 440여 명이 외국이 아닌 국내에서 면허를 따 막대한 국부유출을 방지하고, 중국 동남아 수요까지 흡수해 동북아 조종훈련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5000만명 시대를 연 지 2년 만인 올해 연간 여객 6000만명을 돌파하는 신기록도 세웠다. 김 사장은 “전 국민 항공여행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와 지자체, 공항, 여행사, 항공사가 협업한 결과”라고 말했다. 관계 기관 협업으로 120시간 환승 무비자(양양· 청주·무안·대구공항), 야간 비행제한 시간 단축(대구공항), LCC와 연계한 지방공항 운수권 확보 등이 가능해졌고 이로 인해 지방공항이 약진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개설한 중국 17개 노선 가운데 11개 노선이 지방공항에, 2개 몽골 노선이 김해공항과 연결됐다. 지난 7월부터 LCC 국내선 신규 취항 노선에 대해 3년간 사용료를 100% 면제하고, 국내 공항 간 페리운항 항공기 시설사용료를 감면하자 김해·제주·대구·청주·무안공항에 12개 LCC 노선이 신설됐다. 강원도가 발 벗고 도와주는 양양공항엔 중국 23개 도시 부정기 노선이 개설됐다.
LCC 국내선 여객분담률이 올해 처음 50%를 돌파(50.5%)해 항공여행 대중화를 이끈 것도 협업의 결과라고 그는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명박정부 때 공기업 선진화 방안으로 거론된 청주공항 민영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월 세계항공교통학회 선정 아시아지역 공항운영 효율성 부문에 김해 제주 김포공항이 ‘톱5’에 랭크됐고, 김포공항이 공항 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세계공항서비스평가 중규모 공항 부문에서 4연패를 이룬 것은 공기업 운영의 모범사례” 라고 강조했다.
▶ 김석기 사장은…
△1954년 경주 출생 △대륜고-영남대 행정학-동국대 공안행정학 석사-용인대 명예정치학박사 △1979년 경찰간부 27기 수석 졸업 △2004~2006년 경북경찰청장 △2006년 대구경찰청장 △2006~2008년 경찰종합학교 교장 △2008~2009년 서울경찰청장 △2009~2011년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 △2011년 주오사카총영사 △2013년 10월~현재 제10대 한국공항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