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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70/영문) 정상 지키기 나선 이정희 유한양행 신임 사장 | 입사 37년 만에 1등 제약사 수장  
--- 사무국 --- 7206
글쓴날짜 : 2015-03-12

정상 지키기 나선 이정희 유한양행 신임 사장 | 입사 37년 만에 1등 제약사 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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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생/ 영남대 영문학과/ 1978년 유한양행 입사/ 2002년 유통사업부 상무/ 2006년 마케팅·홍보 담당 상무이사/ 2009년 경영관리본부장 전무이사/ 2014년 총괄 부사장/ 2015년 3월 대표이사 사장(내정)

“영업, 유통, 마케팅, 관리를 두루 거쳤기 때문에 업무 이해도가 뛰어나다. 전임 사장에 비해 비(非)영업직 고충도 상당 부분 헤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직원들 기대가 크다.”

지난 2월 말 유한양행 이사회가 신임 사장으로 이정희 총괄 부사장(64)을 내정하자 비영업직 직원들이 일제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유한양행 한 간부는 “회사가 영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성장했지만 성과가 미미한 개발, 연구 등 비영업 파트는 상대적으로 위축돼 있었다. 신임 사장은 영업만 강조하지 말고 연구개발(R&D)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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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환 부사장 경합 끝에 勝

R&D 강화로 연구원 氣 살릴까

원료의약품 성장에 기대 걸 만


이정희 신임 사장은 오는 3월 20일 주주총회에서 승인 절차를 거쳐 대표이사로 정식 취임한다. 이날 6년 임기를 채운 김윤섭 사장은 회사를 떠난다. 김 사장은 지난해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 달성이라는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CEO는 2회 이상 연임할 수 없다’는 회사 정관에 따라 아쉽게도 대표이사 자리를 후배에게 물려주게 됐다. 이정희 사장은 김 사장의 입사 2년 후배다.

이 사장은 1978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20년간 영업 파트에서 근무했다.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지점장으로 승진하면서다. 그는 IMF 위환위기가 닥쳐 회사가 어려울 때 중부지점장을 맡아 영업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의약분업이 한창인 2000년 임원으로 승진했다. 첫 임무는 병원영업 총괄. 하필 처방약 조제권을 놓고 병원과 약국 간 알력 다툼이 최고조에 이를 때 병원영업부 이사가 됐다. 주변 우려가 컸지만 그는 20년간 쌓아놓은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그로부터 2년 뒤 회사는 그에게 전혀 다른 일을 맡겼다. 평생 의약품영업만 해온 이 사장에게 생활용품을 팔아보라고 한 것. 유한양행 내에서 칫솔, 세제 등의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사업부(현 생활건강사업부)는 별도 조직과도 같다. 하나의 회사를 경영하도록 맡긴 것이나 다름없는 셈. 그는 여기서 4년 동안 살림을 책임졌다. 유통에 자신감이 붙었을 즈음, 그는 또다시 마케팅·홍보 담당 상무로 자리를 옮긴다.

이정희 사장이 차기 대권 후보 물망에 오른 건 2009년부터다. 그해 3월 故 차중근 유한양행 사장이 물러나고 김윤섭, 최상후 사장이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이 사장은 경영관리본부장(전무이사)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김윤섭, 최상후 대표에 이어 서열 3위. 6년만 잘 관리하면 이정희 사장에게 기회가 올 참이었다. 다만 입사 3년 후배인 오도환 부사장과 경쟁을 해야 했다. 오도환 부사장은 당시 김윤섭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약품사업본부장(전무이사)을 맡았다.

2012년 또 한 차례 인사에서도 차기 CEO는 정해지지 않았다. 김윤섭 단독대표 체제에서 이정희, 오도환 전무 모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초반에는 이정희 사장이 유리한 듯 보였으나 글로벌 제약사에서 오리지널 약품을 들여온 약품사업본부가 쑥쑥 성장하면서 오도환 부사장 쪽으로 무게가 기울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이 사장은 총괄 부사장 직에 오르면서 사실상 차기 CEO로 낙점됐다. 이때부터 이 사장은 김윤섭 대표와 함께 똑같이 경영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입사 37년 만에 숱한 고비를 넘기고 CEO 자리에 오른 이 사장은 앞으로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간 유한양행을 이끌게 된다. 문제는 전임자가 실적을 큰 폭으로 올려놨기 때문에 이를 수성(守城)하는 것만 해도 숨이 찰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가도 이를 유지하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매출 1조원의 저주다. 과연 이정희 사장은 매출 1조원의 덫을 피해갈 수 있을까.

그는 일단 전년 수준의 매출 성장을 예고했다. 올해 목표 매출액은 1조1000억원. 지난해 매출(1조175억원)에 비해 약 8.1% 성장한 수치다. 주요 의약품 매출이 늘고, 원료의약품(API) 수출이 증가하면 이 정도 성장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원료의약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유한양행은 에이즈 치료제, C형간염 치료제, 항생제에 들어가는 원료의약품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는데 불량률이 낮다고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러브콜을 보내오는 중이다. 중국, 인도의 저가 원료의약품 난립으로 가격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고품질 원료로 차별화를 꾀한 셈이다. 지난해 길리어드(하보니)와 애브비(비키라팩)는 미국 현지에서 C형간염 치료제 허가를 받았는데, 둘 다 유한양행 원료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다. 두 제품이 출시될 경우 원료의약품을 납품하는 유한양행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외형을 키우기 위해 연초부터 개량신약도 출시했다. 고혈압약(텔미사르탄)과 고지혈증약(로수바스타틴) 성분을 알약 하나로 합친 복합제 ‘듀오웰’이다. 이 두 성분을 섞은 조합은 듀오웰이 처음이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함께 앓는 환자에게는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가다. 증권가에선 듀오웰 연간 매출이 약 100억원으로 크진 않겠지만 해외 진출에 성공할 경우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부상할 여지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5월에는 당뇨 치료제 ‘트라젠타’ 후속품으로 ‘자비앙’ 출시가 예정돼 있다. ‘비리어드(B형간염 치료제)’ ‘트윈스타(고혈압 치료제)’ ‘트라젠타’ 등 빅3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조금이나마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내놓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리어드는 연간 900억원대, 트라젠타와 트윈스타는 700억원대 실적을 낸다.

노경철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국내 제약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대형 품목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면서도 “도입신약이 많아 상품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올해 새롭게 출시되는 개량신약, 제네릭 제품들이 얼마만큼 해주느냐에 따라 성장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목표 매출액을 달성한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선두 자리를 지켜야 하는데 2위권 업체의 추격이 워낙 거세다. 지난해 2위 녹십자는 9753억원으로 유한양행과 매출 차이가 약 400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녹십자는 연초부터 대규모 독감백신 수출을 이끌어 내는 등 순항 중이다. 언제라도 1, 2위가 뒤집힐 수 있는 셈. 지난해 7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한미약품과 대웅제약도 외형 키우기에 여념이 없어 이정희 사장으로서는 여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취할 수 있는 방안은 뭐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대규모 현금성 자산을 활용한 인수합병(M&A), 해외 사업 확대, 신사업 진출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게 절실하다고 말한다.

포화된 국내 제약 시장에서 도입신약과 제네릭만으로 성장을 거듭하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한양행은 현재 실탄이 넉넉하다. 순현금 3620억원과 1770억원어치 자사주 104만주를 묻어두지 말고 신규 사업 개척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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