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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태용(88/체육) "일본 5대0으로 이기고 싶어 욕심부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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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짜 : 2016-02-03

"일본 5대0으로 이기고 싶어 욕심부렸죠"


[신태용 올림픽축구 감독 인터뷰]

- 극과 극 체험… 몸무게 2㎏ 빠져
첫골 먹고 물 한모금 마셨더니 일본이 바로 또 넣더라고요
- 리우行 앞두고 '보약'
情에 얽매여 선수 교체 못해… '감독은 냉정해야' 교훈 얻었죠

스무살 황희찬 정말 '난놈'… 대표 공격수로 성장할 겁니다

"나름대로 잘 먹고 잘 잤는데도 몸무게가 2㎏ 빠졌습니다. 이대로 제 축구 인생이 끝날 수도 있는 대회였잖아요. 아, 정말 힘들었습니다."

남자 축구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하고 돌아온 신태용(46) 감독을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 카페에서 만났다. 그가 이끈 대표팀은 지난 31일 끝난 카타르 AFC(아시아축구연맹)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해 3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신 감독은 "요르단과 벌인 8강전에서 패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면 경기장에서 호텔까지 두어 시간 걸어가면서 내 축구 인생을 정리하려고 했다"며 "대표팀 코치 자리에서도 물러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기간에 신태용 감독은 몸무게가 2㎏ 줄었다.
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기간에 신태용 감독은 몸무게가 2㎏ 줄었다. 신 감독은“극과 극을 오간 대회였다”며“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보약이 됐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올림픽 출전이란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신 감독은 웃을 수 없는 처지다. 숙적 일본과 치른 결승전에서 통한의 2대3 역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는 "일본전은 마치 귀신에 홀린 듯했다"고 말했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한 골을 허용하고 나서 선수들을 독려했어요. 그리고 벤치로 가서 물 한 모금 먹고 돌아서니 일본이 또 한 골을 넣더라고요.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두 골을 먹은 건 축구 인생에 처음입니다. 이후로는 물도 안 먹고 경기를 봤는데 한 골 더 먹었죠." 신 감독은 "한·일전이 아니었다면 두 번째 골을 넣은 이후 수비에 치중하며 잠그는 경기로 갔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던 한국은 오히려 후반 15분 동안 세 골을 잇달아 허용했다. "솔직히 욕심이 났습니다. 4대0, 5대0 날 줄 알았죠. 일본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저부터 피가 끓어올라 '공격 앞으로'를 외친 거죠."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으로 들어서자 대부분 선수가 고개를 푹 숙인 채 괴로워하고 있었다. 신태용 감독은 그들에게 "고맙다"며 "앞으로 이런 실수는 다시 해서는 안 된다. 나부터 반성하겠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며 수첩에 '정에 얽매이지 말자'는 메모를 적었다고 한다. 일본전 당시 신태용 감독은 선수 하나를 전반 20분쯤에 일찍 교체하려고 했다. "부담감 때문에 얼굴이 노랗더라고요. 빼려고 하다가, 그동안 그 친구가 열심히 해왔던 것을 생각하며 그대로 뒀죠. 결과가 좋지 않았어요. 감독은 냉정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죠."

이번 대회에선 수비 불안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 "수비수들이 개인 역량을 더 키워야 합니다. 무엇보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뛰면서 경기 감각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부터가 무한 경쟁입니다." 신태용 감독은 수비 강화를 위해 최대 3장까지 쓸 수 있는 와일드카드(24세 이상)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는 "병역 여부에 관계없이 팀에 가장 필요한 선수를 와일드카드로 뽑겠다"고 했다.

신태용호(號)는 수비에선 약점을 노출했지만 공격에서는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로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스무 살 막내 공격수 황희찬은 저돌적인 돌파에 이은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제 별명이 '난놈'이긴 한데 (황)희찬이도 정말 '난놈'이에요. 어린 나이에 그렇게 잘해줄지 몰랐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할 선수입니다."

매 경기 상대에 따라 포메이션을 바꾸는 '팔색조 전술'은 리우올림픽을 앞둔 신태용 감독의 경쟁력이다. "이번 대회에 쓴 코너킥 전술 중 하나는 작년 동아시안컵 때 북한 여자팀이 한 걸 베낀 겁니다.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나온 스리백(최종 수비수를 3명 두는 전술)은 코파아메리카 우승팀 칠레의 전술을 참고했고요. 좋은 건 공부하고 배워야죠."

그는 한·일전을 앞두고 ' 이기면 한복을 입고 시상식에 가겠다'고 공약했다. 신 감독의 지인이 카타르로 보내준 한복은 조선시대 왕이 외출할 때 입는 옷이었다. 하지만 그 한복은 일본전 패배로 빛을 보지 못했다. 리우올림픽에도 한복을 가져갈 거냐고 물어봤다. 그는 "이제 그런 짓 안 한다"고 했다. "자중해야죠. 김칫국 안 마시고 차근차근 준비할 겁니다. 냉정한 승부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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