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작정 창업부터 하고 보는 것은 반대합니다."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 한국콜마의 윤동한 회장은 최근 숙명여대에서 열린 CEO특강에서 이같이 말하며 "느리더라도 우직하게 한 걸음씩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90년 한국콜마를 창업한 윤 회장은 이 같은 뜻의 '우보천리(牛步千里)'를 경영철학으로 삼으며 한국콜마를 국내외에서 맹위를 떨치는 매출 1조원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윤 회장은 40대 중반에 창업한 본인의 스토리를 소개하며 청년창업 열풍에 무작정 편승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직장생활을 20년 하고 창업했고, 창업하고도 40년이 지나야 회사 앞길에 어떤 위험들이 있는지 보이기 시작했다"며 "성공 확률 5% 미만인 벤처창업에 청년들이 무작정 달려드는 것을 그다지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학생들에게 청년창업보다 '1만시간의 법칙'을 가슴속 깊이 새길 것을 당부했다. 맬컴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에서 처음 소개된 '1만시간의 법칙'은 하루 3시간씩 10년 동안, 1만시간 정도는 노력해야 본인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는 논리다.
윤 회장은 "시간이 흘러가면서 사람이 바뀌듯 꿈도 진화하는 것"이라며 "보다 큰 꿈으로 진화시키기 위해서는 작은 꿈부터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만시간의 법칙과 함께 윤 회장은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고사성어도 소개했다. 큰 홍수를 만나 소와 말이 물에 휩쓸렸을 때 수영에 능숙한 말이 오히려 죽고, 소는 산다는 뜻이다. 본인의 재주만 믿고 교만해지지 말고 매사 순리를 따라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한 윤 회장은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영어 외에 중국어와 일본어를 공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민족 간 감정을 떠나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것은 대단한 기회"라며 "그들과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조금의 정성이라도 보여야 한다.
한마디도 못하는 것과 더듬거리면서라도 말을 할 줄 아는 것은 큰 차이"라고 말했다.
강연 후에는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한 학생이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란 무엇이냐"고 묻자 윤 회장은 "겸손한 사람이 무조건 최우선이고 역사의식까갖췄으면 더 볼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그는 이어 "취업준비생들이 학점, 영어점수 등을 필수라 생각하는데 일부 대학에서 취업하라고 학점을 후하게 준다고 하는데 기업에서 어떻게 그런 스펙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