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역시 결혼의 계절인가 합니다.잘아는 거래처에서 혼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참석하러 갔더니 잠실역근처 예식장의 이름이
“연리지(連理枝)예식장” 이라서 몇자 적으니 ---.
재천원작비익조(在天願作比翼鳥)
하늘에서는 우리둘이 비익조가 되어 날고 지고
재지원위연리지(在地願爲連理枝)
땅에서는 우리둘이 뒤엉켜 연리지가 되고 지고
천장지구유시진(天長地久有時盡)
하늘과 땅은 영원하다지만 다 할때가 있겠으나
차한면면무절기(此恨綿綿無絶期)
이 한은 길이 길이 흘러 다 할날이 없으리라.
상기의 시는 낙천(樂天) 백 거이(白 居易)의 장시 장한가의
맨 마지막 4구절입니다.잘 아시겠지만 이 시는 120구절의
참으로 아름다운 문장으로 당나라 현종과 경국지색인
양 귀비와의 사랑을 노래한 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비익조와 연리지는 영원히 함께 살자는 맹서를 비유하는
것인데 비익조는 암수가 각각 좌우 한쪽으로만 되어있어
잘때에나 날아갈때나 항상 붙어 있어야만 되고 연리지는
각각 따른 뿌리에서 자라났으나 윗 줄기에서 서로 엉켜
한 줄기로 자라는 나무입니다.
둘다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존재라는 의미입니다.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어양(漁陽)의 북소리로 시작된 안사의 난을 피해 촉으로 어가를 옮기던중 마외파 에서 분노한 군사들의 압력에 못이겨 현종이 양귀비를 내어주고 소매자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한없이 울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실이야 어찌됐건 양귀비가 죽고 그녀의 신발을 주은 어느 노파는 그 손바닥에 놓이는 작은 신발을 구경꾼에게 보여주고 돈을 받아 생계를 유지했으며 이 장시가 발표된 이후 기루(妓樓)의 꽃들은 이 시를 취객들 앞에서 외우고 좀더 많은 화대를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사족을 붙여 양 귀비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2귀절을 소개하니 한번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회모일소백미생(廻眸一笑百美生)
눈동자를 굴려 한번 웃어 만가지의 교태가 생겨나니
육궁분대무안색(六宮粉黛無顔色)
여섯궁궐의 치장한 아름다운 궁녀들이 빛을 잃더라.
또 이 시의 이름은 마지막 두 개의 구절에서 “장”과 “한”을
따서 장한가로 불리워 지게 되었다고 하며 또 오래전에
나온 유 덕화가 주연하고 오 천련이 나온 “천장지구”라는 중국영화가 있는데 이 의미는 변함없는 영원한 사랑을 말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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