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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일보CEO칼럼-이시원(주)부천대표이사] '엄마의 런닝구'…그리고 섬유 대축제  
--- 사무국 --- 5141
글쓴날짜 : 2009-04-03
'런닝구'는 가난한 시절을 연상케 해주는 대표적인 말이다. 한국인과는 뗄 수 없는 이 '런닝구'라는 기본적인 의복과 함께 우리는 수십년을 보내 왔다. 런닝구에 얽힌 사연은 20여년 전 경북의 한 초등학생이 쓴 동시에 잘 나타나 있다.

"작은 누나가 엄마 보고/엄마 런닝구 다 떨어졌다/한 개 사라 한다/ 엄마는 옷 입으마 안 보인다고/떨어졌는 걸 그대로 입는다/ 런닝구 구멍이 콩만한 게 뚫어져 있는 줄 알았는데/대지비만하게 뚫어져 있다/아버지는 그걸 보고 런닝구를 쭉쭉 쨌다/엄마는 와 이카노 너무 째마 걸레도 못 한다 한다/ 엄마는 새 걸로 갈아입고/째진 런닝구를 보시더니 두 번 더 입을 수 있을 낀데 한다."

불과 20∼30년 전까지만해도 우리는 이 동시에 등장하는 어머니와 같이 옷을 입을 수 있는 한 마지막까지 입었다. 그러다가 옷이 다 해지면 걸레로 재활용하면서까지 아끼고 절약하면서 살았다. 어찌 런닝구뿐이겠는가. 다른 옷가지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철 입고 버리는 옷들이 넘쳐나는 지금은 옷을 절약하는 것 자체가 추억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처럼 절약하면서 온 국민이 잘 살아보자는 일념으로 노력했기에 섬유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 해진 옷을 입으면서도 좋은 것은 먼저 수출을 해서 외화를 벌어들이겠다는 생각이 수출대국의 초석을 마련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구를 동양의 밀라노로 만들자'라는 기치 아래,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2009년 제8회 'PID(프리뷰 인 대구)', 대구국제섬유박람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먼저 섬유인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를 보내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대구의 섬유소재와 패션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리더로서 지위를 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람회가 열리는 대구 엑스코도 대구섬유산업진흥사업의 제1단계로 추진되어 건립된 곳이라 남다른 감회를 느낄 수 있다.

대표적인 섬유 산지인 대구를 동양의 밀라노로 발전시키고자 추진하고 있는 '밀라노프로젝트'의 하나인 이 박람회는 지역섬유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섬유의 고부가가치를 발견하고 섬유패션산업을 생산·무역 중심으로 전환시켜 세계적인 섬유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대구국제섬유박람회와 같이 한 지역에서 개최하는 산업전문박람회는 해당 지역의 홍보와 함께 지역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파급효과를 가지고 온다. 우선 기업의 경제활동 측면에서 박람회는 다른 어떤 것보다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교역의 장이 될 수 있다. 현대와 미래의 중추적 산업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바이어와 대면 접촉을 통하여 전시품을 직접 제시함으로써 수주를 받아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정보 수집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박람회에서는 다른 장소보다도 장래 고객들의 반응을 보다 빠르게 감지할 수 있어서 어지러울 정도로 발전하고 변화하는 섬유 시장에서 관련 산업의 동향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된다. 또한 박람회는 관람을 하는 것만으로도 미래의 잠재적인 문화 예술인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교육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체험을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과 추억을 선물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매력적인 행사가 우리 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에 대한 자긍심과 함께 지역에 대한 소속감은 물론 이 성대한 축제에 대해 특별한 애정과 공감대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째진 '런닝구'를 보며 '두 번은 더 입을 수 있을낀데' 하고 아쉬워하던 20년 전의 옛 모습을 추억하며, 자연과 빛을 테마로 하는 대구국제섬유박람회가 우리 모두에게 봄 향기가 넘실대는 3월의 풍요로운 이 순간을 만끽하는 축제의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시원 (주)부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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