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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일보CEO칼럼-이시원(주)부천대표이사] 당신의 봄은 무슨 색인가요?  
--- 사무국 --- 4998
글쓴날짜 : 2009-04-03

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봄의 어원은 '보다'에서 왔다고 합니다. 봄이 되면 자연에서 다양한 색깔을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화사한 봄, 지금 당신의 봄은 무슨 색인가요? 색(色)은 단순히 시각적인 빛깔만이 아니라 우리네 삶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결혼을 앞둔 신부가 '장밋빛 미래'를 꿈꾸는 반면, 사랑을 잃어버린 누군가는 '하늘이 노랗다'고도 하지요. 이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을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색이 없다면 인생은 정말 재미없고 지루할 겁니다. 어쨌거나 색을 잃는다는 것은 생활에 활기가 없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색은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발전해 왔습니다. 고대인들은 악마를 쫓는 의미에서, 혹은 몸을 보호하기 위해 원시적으로 색을 이용하기 시작했지요. 직조기술이 발달하기 시작한 후부터는 사람들은 직물을 보다 더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은 미적 욕구를 갖게 되었고, 자연에서 얻은 열매나 풀 등을 이용하여 천에 물을 들이는 염색문화가 시작되었습니다. 흔히 우리 민족의 색상은 흰색으로 대표되지만, 선조들의 다양한 색채감각을 의생활에 제도적으로 반영시킨 노력을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라에서는 염색을 관할하는 관청으로 '염궁'을, 고려시대에는 '도염서'라는 기관을 두었습니다. 또 일반농가에서는 '물집'이라고 해서 동네에서 필요한 천을 염색해주기도 했지요.

예부터 행해졌던 천연 염색은 아름다운 푸른빛의 '쪽'부터 시작해서, 그 이름도 참 정겨운 애기똥풀, 미나리아재비, 땅비싸리 등에서 염재를 추출했습니다. 또 꼭두서니, 소태나무식물로 염색한 옷들도 참으로 깊이 있는 색감과 은은한 빛을 뽐냅니다. 항균, 방충의 효과도 덤으로얻을 수 있었지만 천연염료는 생산량이 한정되어 있고 색의 재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염색과정에서 고도의 숙련이 필요한 결점도 있었습니다. 합성염료가 윌리엄 퍼킨에 의해 발명된 후 염색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했습니다. 색채가 다양해졌고 염색공정이 단순화되었으며 외부 환경에 의해 퇴색이 잘 되지 않는 등 여러 장점 때문에 대량으로 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섬유산업의 중간 스트림 공정에 위치하는 염색 산업은 열악한 작업환경을 극복하고 수출한국의 초석을 마련한 지대한 공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통적 공해 유발산업으로 분류되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간주되어 왔습니다. 그 때마다 섬유인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고압촉매법, 전자 빔이용, 고급 산화공정법 등을 적용한 새로운 염색폐수처리 시스템을 활용하여 국내외적인 환경규제 기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섬유염색산업이 환경보전과 경제적 실리를 보장하는 첨단 미래의 정맥산업임을 자부할 수 있게 되었지요. 이에 관한 연구 논문들이 한 해에도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섬유는 대단히 흥미로운 연구과제일 뿐 아니라 폐기물마저도 가치를 창출하는 매력적인 산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색은 생활 속에서 언어보다 앞선 시각적인 메시지로, 의미를 가장 효과적이고 아름답게 전달할 수 있는 연출도구입니다. 염색은 그 색을 삶에 녹여내어 에너지를 불어넣는 과정이지요. 이 멋진 계절, 잠시 밖으로 나가 당신을 기다리는 수많은 빛깔들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그 중에서 당신만의 색을 만나보세요. 이것이 우리가 늘 봄을 기다리는 이유가 아닐까요.

이시원 (주)부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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