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佛心 잡은 ‘MB 그림자’◇주호영 의원은 이 대통령이 삼고초려(三顧草廬)까지 하며 한나라당 경선 때 비서실장으로 발탁한 인물이다. 그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뢰는 “주호영 의원을 영입한 것이 가장 잘된 인사”라고 말했을 정도로 두텁다.
주 의원은 경선 기간 내내 ‘이명박의 그림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당 경선 시 이 대통령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았던 유일한 정치인이었던 것.
당내 후보경선 때는 후보비서실장을, 후보가 된 이후에는 비서부실장을 맡으면서 사실상 `‘수행실장’ 역할을 했다. 부실장이 된 것은 후보의 비서실장이 되기에는 부족한 초선이라는 정치경력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임태희 비서실장보다는 주 부실장이 옆에 있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이 대통령이 참석한 거의 모든 행사나 유세현장에는 주 의원이 그림자처럼 따라 붙었고 이 대통령도 그것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탓이다.
대선승리 이후에도 이 대통령은 항상 주 의원을 곁에 뒀다.
심지어 당선 후 이 대통령은 측근 누구도 데려가지 않고 주 의원만 동행한 채 선영을 찾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은 왜 주 의원을 그토록 총애한 것일까.
경선 당시 이 대통령이 기독교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우리나라 최대 종파인 불교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곤경을 벗어나는데 ‘불교계의 마당발’인 주 의원이 결정적 역할을 해 준 점이 우선 꼽힌다.
그는 불교 재단이 운영하는 대구능인고를 다니며 불심을 키웠고 이후 1992년 김천지원에서 재직하던 시절부터 직지사를 드나들며
<금강경> <반야심경> <화엄경> 등 불경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자우’라는 법명도 있다.
특히 주 의원은 불교계에서 “주호영을 모르면 스님이 아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탄탄한 인맥을 자랑했던 게 사실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불교계와 깊은 인연을 가진 그를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기독교 이미지가 강한 이 대통령으로선 ‘천군마마’를 얻은 기분이었을 듯싶다.
또 경선과 본선에서 계속해서 제기된 이 대통령을 둘러싼 법적 문제에 대해 부장판사 출신인 주 의원이 해박한 법 이론으로 정확한 판단과 조언을 한 데 대해 이 대통령이 깊은 신뢰감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이 대통령 본인은 물론이고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통해서도 주 의원을 상대로 집요하게 설득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박근혜 전 대표 측에서도 주 의원에게 눈독을 들여 한 때 그는 ‘한나라당 경선시장 최대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주 의원은 1982년 사법고시(24회)에 합격한 뒤 부장판사로 퇴임할 때까지 20여 년간 판사로 재직했다. 정치에 입문한 것은 2004년 제17대 총선에 당선되면서부터다. 그는 ‘법을 잘 아는 사람이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소신 때문에 정계 투신을 결심했다고 한다.
실제로 주 의원은 17대 국회 초반부터 해박한 법 지식을 바탕으로 초선답지 않은 활발한 의정 활동을 펼쳐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김진욱 기자(action@ermedia.net)
◇PROFILE◇ 1960년 경북 울진 생/ 능인고, 영남대 법학과/ 사법고시 합격(24회),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한나라당원 내부대표 |